Ww.View는 작가의 시선과 계절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는 프로젝트입니다.어떤 이들의 손에서 태어난 작업과 그 안에 담긴 감정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기록합니다.작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계절이 되듯, 이 기록도 천천히 이어질 예정입니다.두 번 째 계절의 조각을 도기자기와 함께 합닌다.Ww의 이번 가을은 수확, 추수, 풍성함으로 탐스러운 과실이 가득한 도기자기를 떠올렸습니다.작가와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Ww x 작가 에디션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그 과정에서 오간 대화와 마음을 이 작은 기록에 담았습니다. Ww.View - 도기자기. 만과 이야기 (1) Ww. 도기자기는 어떻게 탄생되었나요?도.저만의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어요. 예전에도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제 색깔을 담아내고 싶어 작업실을 마련하게 되었죠. 무엇보다 가마를 갖고 싶다는 바람이 컸어요. 공용 작업실을 쓰다 보면 늘 아쉬움이 따랐거든요. 실험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데, 제 가마가 아니니 제약이 많았죠. 그래서 용기를 내어 가마를 들이고, 그 가마를 둘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하면서 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가마를 사고 가장 먼저 했던 일도 역시 제가 좋아하던 분청 작업이었어요. 진한 색 흙 위에 흰 화장토를 덧입히는 그 방식이 늘 마음에 와 닿았거든요. 물론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초반에는 크랙이 많이 생겨 그 문제를 잡느라 애를 먹기도 했어요. 동시에 재를 이용한 유약 실험도 꾸준히 이어갔고요. 하지만 이제는 하고 싶은 실험과 시도를 스스로 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기쁨이에요. Ww. 도자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도.서울에서 김포로 이사 오면서 처음 도자기를 만나게 되었어요.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개발되기 전이라 한적했고, 지하철도 없어 차 없이는 쉽게 나가기 힘든 곳이었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부부의 취미로 함께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남편은 금방 떠나고 저는 오래 해서 이렇게 직업이 되었죠. 무엇보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고요. 오전부터 저녁까지 작업실에 있어도 자유롭게 스스로 꺼내 쓰고, 마음껏 배우고 실험할 수 있게 도와주셨거든요. 그 경험 덕분에 도자기를 더 깊이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원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좋아했어요. 단순하고 반복적인 노동에도 머릿속을 비우고 잘 몰입 하고요. 도자기도 마찬가지였어요. 생각을 많이 하기 보다 손을 먼저 움직이고, 행동으로 바로 옮기는 과정이 제게 잘 맞았던 거죠. Ww. 도기자기 제품은 분청기법을 활용한 제품이 많은데, 다양한 도자기법 중 분청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도.2014년부터 꾸준히 배워오며 독립하기까지,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 분청사기를 주로 다루시는 선생님이셨어요. 여러 가지 흙과 유약을 다뤄봤지만,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된 건 분청이었고요. 갈색빛이 감도는 바탕의 색과 미감이 계속 좋았어요. 지금의 도기자기는 전전통적인 분청과는 조금 다르지만, 산화 소성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색감이 오히려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무엇보다 분청은 활용의 폭이 넓고, 현대적으로 변주해볼 수 있는 즐거움이 크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기법도 다양하고요. 지금은 주로 ‘귀얄 기법’을 쓰고 있어요. 붓으로 화장토를 발라내는 방식인데, 요즘은 흰색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아 처음보다 화장토를 더 두텁게 바르기도 합니다. 또 ‘덤벙 기법’으로 만든 요거트볼 시리즈도 있고요. 작업 과정 자체도 큰 즐거움이에요. 겉으로 보기엔 소박해 보이지만 사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흙의 물때를 맞추어 화장토를 바르고, 적당히 말랐을 때 그림을 그려야 하죠. 손이 많이 가는 과정들이지만 저는 이 수고로움이 좋습니다. 판매되는 제품은 주로 그림을 그리는 형태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상감 기법이나 인화 기법을 즐겨 쓰기도 해요. 이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오히려 그 공들이는 시간을 좋아하고요. 도자기 작업은 실패가 나올 때도 많아요. 애써 만든 것이 뜻대로 나오지 않았을 때는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그것마저도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점점 결과물보다는 만드는 과정 자체가 더 즐거워지고, 그 안에서 제 작업의 의미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Ww. 과일이나 열매를 핸드페인팅 하는 작업을 주로 하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도.제가 그리는 과일이나 열매들은 사실 특별한 무언가라기보다,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는 것들이에요. 익숙한 소재인데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니 저 역시 자연스럽게 이어가게 되더라고요. 특히 작은 것들, 귀여운 것들을 좋아해주시는 마음이 반갑고요. 저만의 작은 포인트라면 과일의 꼭지를 그려 넣는 과정이에요. 사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선 하나가 ‘도기자기’만의 톤을 담아내는 요소가 되거든요. 저는 선을 그리는 작업을 좋아해서 딸기나 토마토의 꼭지를 얇은 붓으로 단번에 표현하곤 합니다. 토마토와 딸기의 꼭지를 나란히 보시면, 같은 방식으로 그렸어도 조금씩 다른 결이 느껴지는 게 재미있을 거예요.------------------------------------------------------------------------두 번 째 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