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View는 작가의 시선과 계절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는 프로젝트입니다.어떤 이들의 손에서 태어난 작업과 그 안에 담긴 감정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기록합니다.작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계절이 되듯, 이 기록도 천천히 이어질 예정입니다.두 번 째 계절의 조각을 도기자기와 함께 합닌다.Ww의 이번 가을은 수확, 추수, 풍성함으로 탐스러운 과실이 가득한 도기자기를 떠올렸습니다.작가와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Ww x 작가 에디션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그 과정에서 오간 대화와 마음을 이 작은 기록에 담았습니다. Ww.View - 도기자기. 만과 이야기 (2) Ww. 작업을 하며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도.흙을 만지고 있는 순간과, 가마를 여는 순간이요. 말랑말랑한 흙을 손끝으로 느낄 때의 촉감을 좋아해요. 그리고 가마 문을 열 때는 여전히 떨리고 설레고요. 그 안에서 완성된 작업을 마주할 때 오는 감각은 작은 성취감이자 큰 기쁨입니다. 또 상감 작업을 할 때 긁어내는 순간도 좋아해요. 흙을 삭삭 긁어내며 아래에 숨겨져 있던 그림이 ‘짠!’ 하고 드러나는 순간의 쾌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즐거움이 있어요. Ww. 반대로 작업을 하며 어렵거나 힘든 순간도 있나요?도. 도자기 만드는 것 이외에 모든 것이 어려워요. 사진 촬영이나 SNS 같은 작업 이후의 일들은 아직도 제겐 쉽지 않은 부분이고, 어떻게 해도 늘 버겁게 느껴져요. 또 작업을 이어가다 보면 권태기가 올 때도 있죠. 그럴 때는 작업실에 나와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그냥 돌아가기도 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며칠 안 하면 또 다시 흙을 만지고 싶어져요. 그래서 작업 자체에서 오는 어려움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Ww.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나요? 도. 집에 있는 걸 가장 좋아해요. 말 그대로 집순이죠. 넷플릭스를 보며 쉬는 시간이 많습니다. 범죄 수사물 장르를 특히 즐겨 보는데, 최근에는 에일리언을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가족 모두 각자의 리듬대로 시간을 보내기에 온전히 혼자 쉬는 시간이 보장돼요. 그럴 때 침대와 한 몸이 되어 보내요. 마치 배터리를 충전하듯 집에서 에너지를 다시 채우는 거죠. 평소 루틴은 일어나서 아이 학교 보내고 작업실 와서 작업하고 저녁에 밥 먹고 운동하고 쉬어요. 최근 하이록스라는 운동을 하고 있어요. 6개월 정도 되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살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에요... 또 하나는 베이스를 배우고 있어요. 주 1회씩 어느 덧 1년 정도 되었어요. 실은 기타를 더 배우고 싶었지만 손이 너무 아파서 배울 수가 없었어요. 베이스는 줄이 두꺼워서 손보다는 관절이 조금 더 아프지만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베이스의 저음도 너무 좋고요. 지인 분이 합주실을 오픈하면서 친구들과 밴드를 하면 어떨까? 하고 시작하게 되었고 언젠가는 레드 제플린이나 건즈 앤 로지스 같은 록 음악을 연주해보고 싶어요. Ww. 작업에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 도. 작업에 꼭 필요한 것을 하나 꼽자면, 라디오나 배경음이에요. 고요한 적막보다는 흘러가는 소리 속에서 작업하는 게 더 편안하거든요. 라디오, 음악, 혹은 미드 시트콤을 틀어 두곤 해요. 음악은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들어요. 그중 요즘은 특히 7080 음악에 빠져 있어요. 조니 미첼의 Blue 앨범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70~80년대의 히피 문화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가끔은 ‘그 시절 미국의 히피로 태어났다면 얼마나 자유로웠을까’ 하는 상상을 하기도 해요. 자유롭게, 그렇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제 안에 늘 있는 것 같아요. Ww. 작업을 하면서 생각하는 장면이나 순간이 있나요? 도. 특별히 없어요. MBTI로 따지자면 저는 아마 ‘파워 S’에 가깝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나?” 싶을 때도 사실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흙만 만지고 있는 거죠. (웃음)생각을 깊게 하며 작업하기보다는 그냥 몸이 먼저 움직이고, 손이 알아서 이어가는 스타일이에요. 어떻게 보면 그게 제 작업의 리듬 같기도 해요. ------------------------------------------------------------------------세 번 째 글에서 이어집니다.-------------------------------------------------------------------------
